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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회화창출을 위한 노력-1991
요셉보이스의 “오염된 나일강물”-1991
원죄의식의 이브-1990
이브의 보리밭-1990
보리밭 에로티시즘-1990
끈기와 인내를 상징하는 기층서민들의 보리밭-1990
보리밭과 소-1988
슬픈 보리밭-1988
가슴아린 초록빛 안개-1987
채색화 정통성-1987

한국적 회화창출을 위한 노력-1991



최근 화단에 한국화다 서양화다라는 용어의 이분법을 피하고 한국의 회화로 하자는 의견이 있다. 한국풍토에서 한국인의 체질로 한국정서를 담으면 화선지를 쓰던 유화로 그리던 한국인의 회화임에 틀림없다는 의견이다.
해방 후 동양화를 한국화라고 하자는 문제가 제기되었고 80년대에 들어와 한국화라는 용어가 보편적으로 쓰이면서부터 동양화가 한국화이면, 서양화는 한국회화가 아니냐는 이견에서 문제가 제기되었다. 서양화를 해왔던 화가들은 부분적이나마 서양화가 서구의 모방과 아류권에서 벗어나야한다는 자각으로 노력도 했다고 본다. 70년대 백의민족의 상징을 표방한 백색주의 모노톤의 회화가 국제전에서 한국적 특수성으로 내세워졌던 것이라든지 최근의 두드러진 경향으로 서양화가들에 의한 화선지작업이나 민중적 또는 한국적 테마의 표현도 서양화를 한국화로 토착화하는 작업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80년대 이후 지구촌 미술문화의 한 경향인 탈뉴욕, 탈백인, 자국적 민족미술의 관심증대라는 추세의 영향일 수도 있다. 
한편 한국화는 먹과 화선지라는 재료의 한계를 벗어나 표현형식의 개방과 국제화라는 추세로 나아감으로해서 한국화와 서양화는 자연스럽게 접근하고있다. 그러니 차제에 한국화와 서양화를 합하자는 의견이 나오게 된 것이다. 
한국화, 즉 우리의 민족회화는 조선 봉건시대, 일제치하, 그리고 해방후 쏟아져들어온 서구화에 치여 자립적 회화로서 튼튼한 뿌리내리기에 우여곡절을 겪었고 이제 겨우 발전의 터를 닦았다. 이러한 한국화가 서구화 물결을 받아들였던 기성세대에 의해 운영되는 통합으로 간다면 곧 서구화에 치우친 서양화에 민족회화가 흡수되어 민족적 특수성이 희석되고 한국회화 자체가 서구의 아류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비개성적 회화로 전락할 위험이 도사리고있다. 기성세대가 물러가고 신진들이 화단의 주역이 될 때까지 민족회화를 아끼고 발전시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런 후에 발전된 민족회화속에 서구의 표현양식을 수용흡수하는 길이 한국화, 즉 민족화를 풍성하게 하며 자국적 회화로 발전시키는 길이다.


1991. 6. 12 서울경제신문